별자리라고 하면 생일에 맞춰 보는 열두 개를 떠올리기 쉬운데, 하늘 전체를 나눈 공식 별자리는 88개예요. 열두 개는 그중 태양이 지나가는 길목에 놓인 일부일 뿐이에요. 이 글에서는 공식 별자리의 구성, 황도 12궁의 날짜, 계절마다 밤하늘에서 눈에 띄는 별자리를 차례로 짚어볼게요.
공식 별자리는 88개, 1928년에 확정됐어요
한국천문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국제천문연맹은 1928년 총회에서 하늘 전체를 88개의 별자리 구역으로 확정했어요. 구성은 태양이 지나는 길인 황도를 따라 놓인 12개, 북반구 하늘의 28개, 남반구 하늘의 48개예요. 이전에는 나라와 학자마다 별자리를 제각각 그려서 같은 별이 서로 다른 별자리에 속하는 일이 흔했어요.
국제천문연맹이 정한 것은 별을 잇는 그림이 아니라 하늘의 구역이에요. 하늘을 경계선으로 빈틈없이 나누고, 어떤 별이든 반드시 88개 구역 중 하나에 속하도록 했어요. 그래서 요즘 천문학에서 “오리온자리에 있는 별”이라고 하면 그림 모양이 아니라 그 구역 안에 있다는 뜻이에요.
별자리의 뿌리는 아주 오래됐어요. 한국천문연구원은 별자리의 기원을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찾는데, 양치기와 농부들이 계절을 알기 위해 밝은 별을 묶어 이름을 붙인 것이 시작이었다고 설명해요. 이 전통이 그리스로 이어져 2세기 프톨레마이오스가 정리한 48개 별자리가 오랫동안 서양 별자리의 기본이 됐어요.
북반구 28개와 남반구 48개가 이렇게 다른 이유
남반구 별자리가 더 많은 이유는 만들어진 시기가 달라서예요. 북반구 별자리는 대부분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부터 전해진 이름이에요. 반면 남반구 하늘은 유럽에서는 잘 보이지 않아서 오랫동안 비어 있었고, 대항해시대 이후 남쪽 바다를 항해한 사람들이 관측하면서 새 별자리가 채워졌어요.
그래서 남반구 별자리에는 신화 속 인물이 아니라 도구 이름이 많아요. 컴퍼스자리, 망원경자리, 현미경자리, 시계자리처럼 17~18세기 과학 도구에서 이름을 딴 별자리가 그런 예예요. 신화에서 온 이름과 근대 도구에서 온 이름이 88개 안에 함께 섞여 있는 셈이에요.
- 황도 별자리 12개: 태양의 겉보기 길을 따라 놓여 있어서 일 년 동안 태양이 차례로 지나가요.
- 북반구 별자리 28개: 큰곰자리, 카시오페이아자리, 백조자리처럼 북쪽 하늘에서 오래 보이는 이름이 많아요.
- 남반구 별자리 48개: 남십자자리 같은 고대 별자리와 근대에 붙은 도구 이름 별자리가 함께 있어요.
황도 12궁, 우리가 아는 열두 별자리
황도 12궁은 하늘에서 태양이 지나가는 길인 황도 위에 놓인 12개 별자리를 말해요. 흔히 쓰는 생일 별자리 구분은 대략 이래요. 물병자리 1월 20일부터, 물고기자리 2월 19일부터, 양자리 3월 21일부터, 황소자리 4월 20일부터, 쌍둥이자리 5월 21일부터, 게자리 6월 22일부터, 사자자리 7월 23일부터, 처녀자리 8월 23일부터, 천칭자리 9월 23일부터, 전갈자리 10월 23일부터, 사수자리 11월 23일부터, 염소자리 12월 25일 무렵부터 이어져요. 자료마다 경계일이 하루 이틀 다를 수 있어서 경계에 태어난 분은 출처를 하나 정해 확인하는 게 좋아요.
여기서 헷갈리는 부분이 있어요. 점성술에서 말하는 생일 별자리는 약 2천 년 전 기준으로 정해진 구간이에요. 지구의 자전축이 서서히 흔들리는 세차운동 때문에 지금 실제 태양이 그 별자리 안에 있는 시기는 달력 날짜와 한 달 가까이 어긋나요. 그래서 “사자자리 생일에 태어났다”고 해서 그날 태양이 실제 사자자리 구역에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이 차이 때문에 천문학에서는 생일 별자리를 사용하지 않아요. 천문학의 별자리는 하늘의 실제 구역이고, 생일 별자리는 달력에 고정된 12등분이라고 나눠 이해하면 편해요.
13번째 별자리, 뱀주인자리
구역이 명확하게 정해지자 황도에 12개가 아니라 13개의 별자리가 걸쳐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어요. 전갈자리와 사수자리 사이에 뱀주인자리가 끼어 있기 때문이에요. 검색으로 확인되는 자료들은 태양이 매년 11월 30일부터 12월 17일 무렵 이 뱀주인자리를 지나간다고 설명해요.
그런데도 뱀주인자리는 열두 별자리 목록에 들어가지 못해요. 점성술의 12궁은 황도를 30도씩 열두 조각으로 나눈 체계라서, 별자리 구역의 실제 크기와는 상관없이 이미 12개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에요. 천문학의 88개와 점성술의 12개는 애초에 서로 다른 약속인 셈이에요.
덕분에 “나는 사실 뱀주인자리”라는 농담도 나오는데, 이 말은 세차운동까지 감안한 뒤에야 성립하는 이야기예요. 실제로 뱀주인자리는 여름밤 남쪽 하늘에서 꽤 넓은 영역을 차지하는 큰 별자리예요.
우리나라에서는 몇 개나 볼 수 있을까요
한국천문연구원 자료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북위 33도에서 38도 사이에 있어서 연간 53개 정도의 별자리를 온전히 볼 수 있고, 일부만 보이는 별자리까지 합치면 61개 정도를 관측할 수 있어요. 남반구 하늘 깊은 곳에 있는 남십자자리나 켄타우루스자리의 아래쪽 같은 별자리는 지평선 아래에 가려 보이지 않아요.
반대로 북극성 주변의 큰곰자리, 작은곰자리, 카시오페이아자리, 용자리는 한 해 내내 지평선 아래로 지지 않고 보여요. 위도가 높을수록 이렇게 지지 않는 별자리가 늘어나요.
계절별로 찾기 쉬운 대표 별자리
밤하늘에서 별자리를 처음 찾는다면 계절마다 눈에 띄는 대표 별자리부터 잡는 게 빨라요. 겨울에는 오리온자리가 가장 쉬워요. 큰개자리의 시리우스, 작은개자리의 프로키온, 오리온자리의 베텔게우스가 이루는 커다란 삼각형인 겨울의 대삼각형도 좋은 길잡이예요.
- 봄: 사자자리, 처녀자리, 목동자리가 대표예요. 북두칠성 손잡이를 따라 곡선을 그리며 아르크투루스와 스피카를 찾는 방법이 유명해요.
- 여름: 거문고자리의 베가, 독수리자리의 알타이르, 백조자리의 데네브가 이루는 여름의 대삼각형이 중심이에요. 은하수도 이 삼각형 근처를 따라 흘러요.
- 가을: 페가수스자리의 큰 사각형이 길잡이예요. 이 사각형에서 안드로메다자리를 따라가면 안드로메다은하 위치를 가늠할 수 있어요.
- 겨울: 오리온자리와 황소자리, 쌍둥이자리가 밝고 눈에 잘 띄어요.
정리하면, 88개는 하늘의 공식 구역이고 12개는 그중 황도에 놓인 일부이며, 생일 별자리는 그 12개를 달력에 맞춰 나눈 별도의 체계예요. 이 구분만 알아도 별자리 이야기를 훨씬 정확하게 읽을 수 있어요.